고독
김수인
모든 빛이 사라지고
아침이 오는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을 때
은빛이 칠해진 자동차에 친구와 몸을 싣고
라디오에서 울리는 나지막한 클래식 선율에 몸을 맡겨
어둠을 가르는 끝없는 도로를 따라
머나먼 어느 해안을 향해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당신과 나는 아무런 말이 없고
서로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으며
흐르는 시간이 우리를 아무도 없는 해안으로 안내하면바다 끝을 움켜쥐고 붉은 태양이 머리를 내밀 때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우리의 우정이 가슴에 알알이 박히고
언제나 나를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고독이라는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