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둥바둥 살아봐야 감춰진 여유를 찾아 다닌다 허둥지둥 바쁘게 살아봐야 한가한 저녁을 기다린다 살아서 나이가 열매 익듯 늙어봐야 언제부터 흐르는강 둑 위에서 살아가는 연두색 늙은 수양버드 나무가 말없이 조용하게 살고있다는 것이 발견된다 혼자 무수한 붉은 저녁노을을 지켜보며 살았으리라 한 밤에 한 번 입었던 하루들이 고스란히 듬직듬직한 깊은뿌리가 되어 지금도 자라고 있을 것이다 언제 떠날까 조바심으로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옆에서 살다보면 굳이 묻지 않아도 목소리 없는 대답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