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김수인
가을은 소리 없이 우리에게 왔다.
영원할 것 같던 여름 더위가 서서히 그 힘을 잃고
신의 입김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음을 알릴 때
그녀와 함께 시냇가로 이르는 길을 걷는다.
흩어진 낙엽은 바스락 소리와 함께
가을의 정취를 알리는 하모니를 선사하고
익어가는 벼는 머리를 숙여 반가운 인사를 건넬 때
푸른 가을을 알리기 위해 파란색으로 단장한 대추 두 개를 따
그녀의 작은 손에 건넨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은
조용한 자연의 흐름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발을 살짝 담가 돌 위에 놓으면
놀란 송사리들이 화들짝 자리를 옮길 때
꼭 잡은 두 손에 가을의 정취가 서로에게 전해지며
사랑은 소리 없이 우리에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