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내의를 벗기가 싫었다.
다소 무겁고 답답하지만
배가 고프다 보니 추운게 싫다.
머리에 무스 바르고 구두는 더 닦아
반짝거리지만
기생집은 절대 기웃거리지 않는다.
하루하루 벌리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조함은 많이 사용하여 점점 없어지는 것 같고
어떻게 되겠지 하는 똥배짱만 늘어간다.
얼굴도 불황에 들어섰던 몇개월전 보다 훨씬
반짝거린다.
만나는 사람들도 얼굴 좋아보인다라고 말한다.
초조함과 조급함과 강박감에서 벗어나는 중일까?
아니면 회광반조?
점점 나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진 회피의 동굴로
숨어가는게 아닐까?
빨리 내의를 벗고 싶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
지금의 안정이 더 불안하게 변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