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김수인
가만히 불을 끄고 누워
조용히 명상에 잠기면
감긴 눈 안으로 들어오는 당신은
진정 그리운 사람.
그립다 말을 해도 들어줄 이 없고
들어준다 해도 다가설 수 없지만
머릿속에 떠오른 영상을 따라
당신의 이름을 곱게 불러봅니다.
그 이름은 이름으로 끝나지 않고
아이가 쏘아 올린 불꽃이
하늘을 주홍빛으로 수놓듯이
내 마음을 다시 한 번 주홍빛으로 물들입니다.
아아,
그리하여 그리움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시린 아픔과 애끊는 고독을 불러오지만
나는 결코 당신을 탓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감정은
아름다울지 모르나
청춘이 선사하는 집착일지 모르며
언제가 극복할 것을 믿기에
인생의 한 단계로
덤덤하게 받습니다.
나의 길은 여전히 멀고
당신은 함께 있지 않은 동반자로
자신도 모른 채 나와 길을 가는 당신은
내 삶의 스승이며, 일시적인 영도자이자
진정 그리운 사람.
시집 붉은노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