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상처를 안다
달이 보고 싶어
창문을 반쯤 열었습니다
얼마만의 용기인가요
항상 내가 보아 온 달은
창에 비친 달이었습니다
창을 내어 놓으니
달은 혼자오지 않습니다
닫혀있던 마음속에서
따뜻했던 달도
열려진 틈으론
찬바람과 함께 옵니다
사랑은 이처럼
시린 달이었습니다
먼저 깊은 한 숨으로
지나온 시간을 다독입니다
사랑하려 했지만
너무 시려, 차마
꼬옥 안지 못했던 것들
아쉬운 것들
오늘은 용기 내어 안아봅니다
반쯤 죽어있고
반쯤 살아있는
그 흔적들을
비로소 내 마음속의 상처와
살며시 포개어 봅니다
*[시집일기] 2012년 tstore, 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