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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BY 전유경 2012-08-20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우리가

바람과 구름으로 만났다 해도

 

바람처럼 떠돌던 네가

이름도 없던 내게

새털구름이라던가

뭉게구름이라던가

꽃구름이라던가 하고 불릴 수 있게 해주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해도

 

네가, 한 번 지나간 길은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는 세월처럼 산다 해도

 

우리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어는 어둑한 날

그리 서럽지 않은 날

 

너의 발길 아직 닿지 않은 곳

이름 모를 풀잎에

아침 이슬로 매달려 있으리

 

언젠가 네가 그 풀숲을 지나다

멈칫하고 돌아다 볼 때

그때,

 

우리 낯선 타인처럼 다시 만나리

 

 

 

 

 

- 전유경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