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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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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BY 전유경 2012-07-01

 

사랑니

 

 

 

 

 

사랑니는 뽑혀지려고 돋아난다

 

사랑도 종국에는 이별을 해야 제멋이다

 

 

 

충치가 되어버린 사랑니를 뽑았다

 

마취를 하고도 이가 뽑혀지며

 

꺼억꺼억 발버둥치는 소리가 생생히 들렸다

 

 

 

처음부터 썩어보라고

 

썩으면 뽑아내 버리라고 시작된 것이었으므로

 

이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차지하는 자리만큼 아픔도 커져가는 것

 

 

 

사랑니를 뽑아내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보내야 했던 건

 

네가 아니라

 

너를 담고 있던 내 마음이었다

 

 

 

내 몸속

 

네가 머물다 간 그 자리에

 

죽어도 메워지지 않을 허공 하나 생겨났다

 

 

 

 

 

- 전유경 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