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 요리법
잘 선택해야 해
햇병아리는 비린내가 나고
좀 오래된 것들은 질기거든
우리에게 들어올 정도면
어느 정도 손질이 다 된 것들이지만
그래도 날개 끝은
다시 한 번 잘라줘야 해
그래야 나중에 깔끔해
그런 다음
내장을 게워낸 빈 뱃속에
우리 몸에 좋다는 것들을 꾹꾹 채워 넣고
그것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두 다리를 모아서 꽈악 조여 놓는 거지
자, 이제 준비가 다 됐으면
마지막으로, 먹기 전에
싱싱한 영계를 감상하는 거야
설익은 가슴에
뽀얀 허벅지 섹시하게 꼬고 누워 있는
어때, 벌써 힘이 불끈 솟는 거 같지 않아?
- 전유경 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