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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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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아이


BY 꽃사슴 엄마 2012-04-16

저기 길가에 어떤 한 아이가 있습니다. 

조그마한 가방을 등에 짊어지고서

혹시나 길 옆으로 밀려날까봐

조심 조심

하얀 선을 넘어가면 떨어질까봐

조심 조심

옆에 엄마가 손을 내밀어도 본체만체

혼자서 무엇이 들었는지 자기 몸보다 더 큰 가방을 고쳐메고

길가를 아장아장 걸어갑니다.

 

휑하니 자전거가 지나갑니다.

조그마한 아이는 화들짝 놀라 주춤합니다.

터덜터덜 오토바이가 지나갑니다.

아이는 주저앉습니다.

부릉하고 굉음을 내며 자동차가 지나갑니다.

아이는 주저앉은 체로 울어버리네요.

엄마는 아이의 옷을 툴툴 털어내며 일으켜 세워줍니다.

아인 울움을 그치고 다시 걷습니다.

이번엔 칙칙폭폭 긴 꼬리를 끌며 기차가 지나갑니다.

아인 신기해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흉내도 내봅니다. 친친폰폰.

 

저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아인 커다란 배를 보고 달려갑니다.

쪼기쪼 통통통 하며 쫓아갑니다.

어이쿠! 다리가 엉켜 철퍼덕 바닥에 넘어지네요.

아인 별거 아니라는 듯 다시 일어나 계속 달립니다.

엄만 그런 아이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엄마는 조그마한 아이를 바라보며 속삭입니다.

아가야, 아가야! 세상을 걷는 방법을 벌써 알았구나.

아이는 길이 끝나는 부두까지 한참을 달려갑니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뒤돌아보면서 엄마를 얼른 오라 손짓하네요.

엄만 다른 말없이 응응 그래 그래. 고개를 끄덕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