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이유
한 사람이 내게
왜 시를 쓰냐고 물었습니다
외로움에 시를 섰는데
지금은 그 덕분에 더 외로워졌다고 답했습니다
두 사람이
시인들이 염세적인 까닭을 물어왔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을 강요하는 세상의 우아한 논리에
유일하게 시인만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세 사람이
시를 써서 가난해 지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가난해 졌다고 답했습니다
평생 한 편의 시도 남기지 못하는 사람들에 비해
덜 가난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소박해 질 것이며
병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엔 내가 그들에게 묻습니다
용케 시를 쓰지 않고서도 잘 살아가시는 군요
마음속 켜켜이 쌓여가는 것들이
이젠 뱉어 낼 수 없을 정도로 굳어 있나 봐요
-감상평-
시를 쓰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몇 가지 나열하고 있네요.
그 중 <근거 없는 낙관을 강요하는 세상의 우아한 논리에 유일하게 시인만 저항하기 때문>이라는 문구가 제일 마음에 들어옵니다.
끝으로 시로 할 수 있는 것이 <소박해 질 것이며, 병들지 않을 것>이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가 시를 찾고 읽는 것은 소박해지고 마음에 병을 치유하기 위함이 아닐런지요?
저도 마음속 응어리가 시를 통해 많이 부드러워지고, 줄어듬을 느낌니다.
-출처-
제목: 일기/ 시인: 시 쓰는 사람 단 / 출판사: 티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