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한번의 꽃샘추위가 자리를 떴다.
어지간히도 가기 싫은가보다.
아주 따뜻한 바람을 맞고 싶은데
내 맘속에선 차디찬 바람만 인다.
되돌리려고 되돌려보려고 애써도
부여잡고 싶어도 부여잡으려해도
손아귀에선 자꾸 멀어져만 간다.
희뿌연 연기만 가득 남긴 채.
그리 단단하지도 않은 커다란 종이상자
내 마음 속의 자물쇠는 그 안에 있는데
아무도 누구도 건드려봐 주지 않는다.
손만 살짝 드리올려도 그냥 푹 내려앉을텐데..
겨우내 내린 눈이라면 따뜻한 입김에라도 녹아내리겠지만
꽁꽁 얼어버린 내 맘속의 자물쇠는 손가락만 대도 피부가 붙어버릴 정도다.
참 야속하기도 하다.
참 가엾기도 하다.
이러자고 내 나머지 인생을 묻고 살아온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