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비단모래
푹푹 태양이 물을 끓이는 저녁
시원한 사리원 냉면이 먹고 싶어
식당을 검색한다
컴퓨터안에 있는 \'ㅎ면옥\' 주소를
네비겐이션에 입력하고 시동을 거니
친절한 아가씨가 길을 안내한다
나는 운전만 하면되고
아가씨가 앞장 선 길을 따라만 가면되었다.
우회전 좌회전을 친절하게 안내하더니
어느새 냉면집 마당에 차를 세우게한다
식당에 들어가 먼저 뜨거운 육수로 속을 달래고
시원한 냉면 육수를 들이킨다
어 시원해
매콤한 겨자 새콤한 식초를 넣어 입안에 말아넣으니
더위가 등뒤로 물러간다
이렇게 컴퓨터는
네비게이션은
원하는 곳을 다 알려주면서
단 하나
그사람 그마음에게 가는 길을 알려주지 못할까
왜 그를
내마음속으로 데려오지 못하는걸까
텅빈 마음같은
빈 냉면그릇만 물끄러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