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게 누운 잠 속에서도
온 몸의 열은 아래로 아래로만
뜨거워진 발바닥
설핏 든 잠 깨어버리고
밤새 뒤척이고 끙끙대며
몸조리 잘 못한 병이라던
친정 어머니 말씀 생각날 때
투둑 투둑 툭! 툭!
비가 내리네
뻐근하도록 움추렸던 마른 목덜미
잘근 잘근 깨물며
얼음장 같은 살 속 밀어 젖히며
계절이 이렇게 다시 흐르면
못이기는 척 황홀히
몸을 푼들 누가 헤프다 하리
세상이 연두빛으로 물들어 일렁이면
그 속에 누워 꽃 같은 애기 하나 낳고 싶다
따뜻한 햇살 내리는 오후
나는 여왕처럼 앉아 오직
어린 것의 몸으로 젖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뽀오얀 발가락이나 어루만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