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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날에
BY 푸른느림보 2011-01-20
눈 많이 오던 날
내 친구 전화가 왔다
눈길에 미끄러져
팔이 부러졌으니 문병 오란다
뼈가 부러졌으니 뭐가 몸에 좋을까
먹고 싶은 거 있음 말하라고 했더니
닭발 사오란다
매운 양념에 쓱쓱 비빈 빨간 닭발을
입술에 고춧가루 묻혀가며
막걸리 한 사발 벌컥 벌컥 마시더니
니 오늘 사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팔 부러진 친구는 갑자기 생과 사가
궁금해졌나
매운 닭발이 뱃속에서 살아났나
나보고 사는 이유가 뭐냐고
자꾸 묻는다.
병원 창문에 함박눈이
바람에 날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