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게
십자가를 지울때
그 형벌의
의미를 몰랐지
계속
엎어지고 깨어지고
피투성이가될줄
정말 몰랐지
어느 순간 잠시
십자가를 내려둔채
홀연히
사라지고 싶었지
하지만
숱한 멸시와 비난속에
형벌은 지속되었고
이제 십자가는
높이 나를 메 단다
멈출수도없고
뽑아버릴수도없는
형벌에
나를 메 단다
목전에 메달린 생명이
간당간당
바람따라 흔들릴때마다
발목에 엎드려 우는
작은새 두마리
이렇게
누더기진 몸으로라도
너희에게
그늘이되고싶었다
이렇게
숭숭 구멍난 몸뚱이로도
너희에게
바람막이가 되고 싶었다
얼마나 더한
고통이 올런지
몰라도
얼마나 오래
참아내야할지
몰라도
나여기 매달려
너희의
위안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