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산은 고요히 말이 없고
골은 깊어도 넘쳐 흐르지 않아
바람도 안개도 머무는 곳
세월따라 물줄기도
낳은 자리로 잦아들고
그리운 산에 터를 잡고
둥지를 틀어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를 헤치지 않고
살아 있음을
과거도 현재도 이대로 인 것을
움직이지 않을 믿음을
양수리는 품고 있다
그 앞에서
점 하나로 작아지는 나는
겸손을 품에 안고
신을 품에 안는
산을 신이라
부르는 어리석은 나 인것을......
시간을 깨치고
삶을 이어갈
양수리로 흘러드는 물길위에
소리없는 바람으로
하나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