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첫사랑을 만나다
세월 너머로 들려오는 문자로
눈인사 건네며 들어선 후비진 골목
마을을 지키는 춘천 닭갈비가
매운맛으로 유혹을 한다
해넘어가는 모습처럼 양배추는 익어가고
유리잔에 어린 황금빛 물방울이 마음을 녹인다
오고가는 이들이 테이블을 채워갈 때
어제 먹은 술은
파도처럼 철썩대며
올갱이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다슬기 잡던 섬진강 모래는 황금같이 눈부시고
어린시절 이야기는 강물에서 물장구치네
늦은 저녁
다슬기 잡던 어머니가
호롱불 비치는 집으로 발걸음을 제촉했듯이
푸른 내음의 그는
자동차 불빛을 남기고 떠났다
헤어짐은 손인사를 하고
두시간반 영화상영은 끝이났다
음악이 흐르고 자막이 올라올 때
나는
무대인사를 한다
봄이 오는 오뉴월에 찾아오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