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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생


BY 정국희 2010-02-20

 

 

 

어느 일생 

  

  비닐 슬리퍼에
  몸빼바지 깡뚱 올려 입고
  다라이 머리에 인 채
  버스에 오른 노파
  짱짱한 눈빛이
  나이 따윈 구차하기만 하다

  난전에서 닳아진 생명줄
  바닥에 내려놓자
  오래 이고 있었던 듯
  뭉개진 머리털이
  거친 길 굴러온 검불 같다

  팔다 남은 건지
  새로 산 건지
  허름한 비닐에 덮혀있는 옥수수 몇 개
  다순기가 빠져 나갈세라
  꾹꾹 다독이는 나무등걸같은 손엔
  험준한 한 생애가 골마다 배어있다

  야윈 가슴 팍에   
  콕콕 박혀있는 알갱이들이
  오목한 눈으로 기다리고 있을
  손주 새끼들만 같아
  끙! 내린 정류장을 뒤로하고
  한 쪽 팔을 만장같이 흔들며
  노을길 바삐 걸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