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내가 금방 딴 단감을 좋아하는 것을
언제부터 였는지 아직 물어보지 못했다.
금방 딴 단감은 이제 막 젊은 것들 보톡스 금방 맞아 탱탱하고
노랗게 옅은 화장을 마쳐 분명히 남편의 눈에 딱 들었을 것이다.
너른 논바닥에 벼도 노랗고 휘청휘청 늙어가는 해바라기 얼굴이 아예 땅바닥으로
붙은 오솔길 걸어서 남편은 단감을 잠바 주머니에 하나
바지 주머니에 하나 불룩하게 집어 넣고 휘파람을 불며 돌아왔을 것이다
바람소리 닮아 휘이익 휘익 어느 여자 뒷모습 어른어른 낮달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고
나를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아직 묻지 않아 섭섭한 내외간의 묵묵함이 어둠에 서서히 물들어 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