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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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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BY 정국희 2009-09-14

 

 

 

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오랜만에 머리

늦가을 나무처럼 듬성듬성한 정수리

자존심으로 세워 놓고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세요\"하는

관에서 허가한 거짓말을

올올이 마음에 담고

하늘 밑을 활보한다

 

안에 애기를 키워 내놓은 여자

그래도 아직 예쁜여자

낭창낭창한 햇빛 끌어 당겨

스물 봄날에 정지시키고

코스모스 제철이라고 하늘대는

고색창연한 건물 옆을

저도 하늘대고 걸어간다

 

오만 치다꺼리로 감나무 표피를 닮아가는

두루뭉실한

한때는 이효리 저리가라 쎅시했다면

누가 믿을까

운명적 끌림이라면

일생을 내던질 잉걸불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 있는데

누가 나를 아줌마라 하는가

 

기껏 콧대 세우고 한들한들 걸어간

고작 수산시장

식구들 저녁꺼리로 접시 급히 떠서

종종걸음 치는 집밖에는 없는 여자

반주로 쐬주 알딸딸 걸칠 여자

그래, 아줌마라 불러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