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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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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에게


BY 정자 2009-07-31

내 딸에게

 

 

딸이 있다
나이 어린 딸
작년 유월에 육개월만에 태어난  내 딸
아들나무와 딸나무 사이에서 방황했던 새가 있었다
새는 아들나무와 딸나무 사이에서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기도 했다
새는 나였고 아내였고 할아버지였고 할머니이기도 했다
새는 왜 슬픈 것일까 새는
난 자주 울었다
내 딸이 어떻게 십대를 보내고 이십대를 보내고 삼십대를 맞이할지
가끔 걱정이다 슬픈 새 같은 걱정이다 검은 구름 같은 걱정이다 
걱정도 나무라서 잎은 무성하다
경매화보를 뒤적거리는 딸은 가끔 화가의 소질을 보인다
내가 읽다 포기한 시집도 딸에게는 좋은 장난감이 된다
찢어 입에 넣기도 하고 붉은 색칠로 밑줄을 긋기도 한다
딸은 화가가 될 것이다 또는 시인이 될 것이다
아내가 될 것이다 어머니가 될 것이다
또한 딸은 새가 될 것이다
훌쩍 아버지 나무와 어머니 나무를 뛰어 넘어
검은 걱정구름을 폴폴 넘는 새가 될 것이라고
난 믿고 싶다

 

 

김만호

 

 

작업공책) 나의 딸은 조금 모자르다. 키도 덜크고 생각도 마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나는 딸을 지켜본다. 시꺼먼 시루에서 사는 콩나물에 물 주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