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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마실
Written by....엠파이어
반쪽 달이 유난히 환한 밤
달이 흩어진 구름과 숨바꼭질 하려고
밤 마실 나왔다.
가로등에 비친 벚나무
검은 벚이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빨간 벚은 달빛에 비취어 하나의 별이 된다.
싱싱한 목련잎
달빛아래 윤기나는 이파리
살짜기 흔들며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며 간지럽히고
넝쿨로 우거진 사이로 장미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든다.
낮에 깎은 잔디는
밤 바람에 싱그러운 내음을
골목마다 나뭇가지 사이로 품어낸다.
어느새 구름은 달을 삼킨다
흩어진 구름 사이 달은 여운을 남기고
구름의 한자락 잡고 숨바꼭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