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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호에서
BY 바다새 2009-05-15
청초호에서
소금기절은 밤바람이 청초호에 불어오더라
자갈틈새 빠져나와 풀 섶 헤친 습한 기운이
얼굴에 닿더라
차창 밖으로 고개 내밀었지
성글게 짜놓은 내 불혹 비웃으며
남겨진 바람 한줌 몸을 훑더라
왈칵 눈물 쏟아지려는 걸 참았지
깊은 밤,
불쑥 잠이 깬 거야
자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지
측은해 뵈더라
손가락 다섯 개로 얼레빗 만들고
숱 없는 머리칼을 쓰다듬어봤어
설움 한 덩이 빠져 나가더라
청초호 닮은 그가
나를 빠져 나가더라
그게 다야.
2007년 10월 첫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