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소묘
도리원 김집사님 댁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장례식장엘 갔지
까만 상복 걸친 김집사님을 봤어
어쩌면 좋아
정말 이런 말은 안 되는데
얼굴이 환하고 예뻐 보이는 거야
자꾸만 마음 가벼워진 웃음 흘러나왔던 거야
마릿골 신권사님 댁 할머니도 누워 계시지
벌써 여러 해 치매라지
똥 싼 이불 비벼 빨고 있는 신권사님을 봤어
어떻게 하지
사실 이런 맘은 안 되는데
하늘나라 속히 가시라 등 떠밀고 싶은 거야
울 엄마 신권사님
할머니 가시는 날 춤추며 헤실헤실 웃을까
걱정되는 거야
덩달아 손녀딸도 까르륵 웃어대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