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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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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흔은


BY 정국희 2009-05-04

 

 

 

 

내 마흔은

 

 

 

그러니까 몇 년 전

빤한 거짓말이 지겨워

흥신소에 전화 한 날

언니가 말했다

살라카믄 묻어삐고 안살라카믄 디비라

알고나믄 서로가 몬산데이

 

바르르 눈꺼풀이 떨린 후

아득한 현기증으로 오던

그 극명한 모순은

이미 운명을 정했고

내 마흔의 삶은 철저히 혼란했다

 

더이상 들어서지 않는 자리로

돌돌말린 울음 이기지 못한 잠이

하얀 뼈를 드러내는 밤이면

당신이야?

벌떡 새벽 열고 두손 내밀어 잡던 허방

기갈난 바람만

뒤통수를 치고

 

입 안에서 구르는 쓴 밥알같은 악몽

약처럼 삼키며

벼랑 끝 말뚝마냥 창백하게 서 있던

내 소외된 마흔이

철지난 소문으로

차츰차츰 유실 되어 가고 있다

 

 

 

이시는 정국희 시집 (맨살나무 숲에서 ) 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