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흔은
그러니까 몇 년 전
빤한 거짓말이 지겨워
흥신소에 전화 한 날
언니가 말했다
살라카믄 묻어삐고 안살라카믄 디비라
알고나믄 서로가 몬산데이
바르르 눈꺼풀이 떨린 후
아득한 현기증으로 오던
그 극명한 모순은
이미 운명을 정했고
내 마흔의 삶은 철저히 혼란했다
더이상 들어서지 않는 자리로
돌돌말린 울음 이기지 못한 잠이
하얀 뼈를 드러내는 밤이면
당신이야?
벌떡 새벽 열고 두손 내밀어 잡던 허방
기갈난 바람만
뒤통수를 치고
입 안에서 구르는 쓴 밥알같은 악몽
약처럼 삼키며
벼랑 끝 말뚝마냥 창백하게 서 있던
내 소외된 마흔이
철지난 소문으로
차츰차츰 유실 되어 가고 있다
이시는 정국희 시집 (맨살나무 숲에서 ) 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