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이 신수를 보았다 불 밝히고 공부 할 신수란다 피식 웃는다
도대체 언제까지 공부라는 실체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더 이상 꽃피지 않을 완경의 몸을 슬프지 않게 닦아낸다 몸을 빠져나가 있는 영혼을 불러들여 김이나는 탕속에 담가놓고 볼 발갛게 노래를 부른다
갈비뼈 사이마다 음계다른 현들이 각자 물을 튕기며 문자들을 짜집기한다 잠들었던 언어들이 일어서는 시간 풍선처럼 팽팽해지는 욕망을 풀어 거품을 낸다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때처럼 이제 밀어낼 일이다 죽을 것 같던 사랑도 때론 늙어가는 길
전신 거울에 비춰진 굴곡진 몸통에 꽃 떨어진 자국 아직 남아 다시는 볼 수 없는 꽃을 기억하고 있는
겨울을 지나며 나이 줄 옹이로 박힌 목욕탕 밖은 환한 눈꽃세상으로 수런거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