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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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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BY 비단모래 2009-01-28



      목욕탕에서
               錦沙


새해 맞이 신수를 보았다

불 밝히고 공부 할 신수란다

피식 웃는다

 

도대체 언제까지 공부라는 실체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더 이상 꽃피지 않을 완경의 몸을

슬프지 않게 닦아낸다

몸을 빠져나가 있는 영혼을 불러들여

김이나는 탕속에 담가놓고

볼 발갛게

노래를 부른다

 

갈비뼈 사이마다 음계다른 현들이

각자 물을 튕기며 문자들을 짜집기한다

잠들었던 언어들이 일어서는 시간

풍선처럼 팽팽해지는 욕망을 풀어

거품을 낸다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때처럼

이제 밀어낼 일이다

죽을 것 같던 사랑도 때론

늙어가는 길

 

전신 거울에 비춰진 굴곡진 몸통에

꽃 떨어진 자국

아직 남아

다시는 볼 수 없는 꽃을 기억하고 있는

 

겨울을 지나며 나이 줄  옹이로 박힌

목욕탕 밖은

환한 눈꽃세상으로 수런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