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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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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BY 최혜정 2008-11-18

노을 빛 머금은 몰랑 몰랑 홍시
어머니 젖가슴 같아 만지작 거리다
한 술 떠 먹으니 어라 홍시가 달다

새벽 이슬 맞고 나가신 어머니
노을빛 엎고 강뚝길 오시다
손톱만한 온기 찾아 담배 한대 피워 물면
고단한 인생, 담배 연기처럼
하늘로 풀풀 올라가고 싶으셨겠지
제비 새끼 같은 자식 놈 일곱
저승길 막고 섰으니 무거운 짐 언제나 벗을꼬
한숨 소리 바람소리 되어 흩어졌겠지

홍시를 사자
노을 빛 머금어 어머니 닮은
홍시를 사자
몰랑몰랑 어머니 젖가슴 같은.
홍시를 사자
어머니 주름진 얼굴에 미소 새겨 줄

\"우리 막둥이 엄마 줄라고 산나?
아이고 홍시가 참 다네. 참 맛나네\"

누런 종이 봉지에 어머니 드릴 홍시 4개
어머니 두개, 나 두개 맛나게 먹어야지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삐걱거리는 자전거로
신나게 신나게 달렸었지
어디로 갔나 내 홍시 두개
어디로 갔나 내 어머니
홍시가 쓰다
쓰디 쓴 세상 버리고 가신 어머니는
쓴 홍시만 내게 남기고 가셨네
내 홍시 드시고 가시지 그리 급히 가셨나
열 네살 어린 마음엔 쓴 홍시만 남았네

몰랑몰랑 아내의 젖가슴 아들,딸 키워내고
그 곱던 아내의 얼굴 살포시 노을 빛 비취니
어라 홍시가 달다 그리 쓰던 홍시가 달다
내 아내 어머니 되어가니 홍시가 이젠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