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비애
모자를 벗고
땅떨어져 뒹굴다가
사람손에 끌러와
벽돌밑에서
이리 쓸리고저리쓸러
옷을 벗고
길에 누워다
때로는
쪼개진 몸으로
뜨거운 태양빛에
알몸으로 있노라면
오고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고지나간다
도토리네
도토리묵 맛나지라면
매돌 속으로
사라지는 그때까지
그래도
나는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