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를 오르며 말갛게 내려다 보는
하늘을 힐금거리다 보고야 말았다
못됐게도 빨간 단풍나무 한그루
화려하게 팔을 벌리고
선혈의 옷자락 나부끼는 도도한 자태
차라리 저리 살고 싶었다
한 시절 붉게 후회 없이 살다
한줄기 가는 바람에 비늘을 털 듯
일제히 잎 새를 털고 떠나고 싶었다.
산사를 오르며 말갛게 내려다 보는
하늘을 힐금거리다 보고야 말았다.
못됐게도 빨간 단풍나무 한그루
오래도록 돌아 보고 또 돌아보며
산사를 내려 왔다.
가질 수 없는 마음 한 자락
걸어 두고 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