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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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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바뻐서 못한 것


BY 정자 2008-08-25

아직 나는 십억이든 몇 천만원이든 몇 백이든 모으지 못했다.

왜냐면 ? 바빠서... 헤헤..

사실 돈이 바쁜건지 내가 바쁜건지 잘 모르겠다.

내 통장에 늘 서너개의 동그랑땡만 남아있다.

그나마 모모은행이 갖고 있다.

나의 지갑엔  오늘 점심에 먹을 잔치국수값 삼천원하고

자판기 커피 사먹을 200원 동전하고

어제 마산슈퍼에서 계란 한 판 산 영수증만 들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앞으로도 바빠질 이유가 생길 것 같지않다.

돈 모으는 것도 젬뱅이고

돈 쓰는 법도 배운적이 없으니

그냥 살던데로 살련다.

 

바빠서 못한 게 무수히 많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못한 것을 기억을 잘 못한다.

이런 것도 잘 외우지 못하니

할 수없이 잊어먹으면 잊은채로

생각나면 생각나는 데로 사는 게 젤이다.

 

바뻐서 못한 것은 일단 내버려두고

한가해서 심심해서 노닥거리는 짓은 잘한다.

한 번은 한적한 길거리에서 강아지풀을 뜯어 얼굴에 비비면

강아지처럼 키득키득 간지럽게 웃는다.

 

개가 풀 뜯고 웃는 일도 우연찮게 본다.

남들은 별 게 아니라고 하지만

이 개풀뜯는 소리를 들으면

아! 개도 풀을 씹는구나! 하고 새롭게

진실을 깨닫는거다.

무릎을 탁 치면서!

그렇구나!

저렇게 사는구나!

지멋대로 사는 풀도 사는 법을 안다.

반드시 옆집과 뒤엉키고 얼켜 뿌리가 깊게

단단한 관계를 갖는다. 사실 이 지구도 모두 풀뿌리의 힘으로

밀가루반죽 된 것처럼 뭉친 것이다.

하나가 또 다른 하나를 부둥켜안아 버린 것이다.

 

아뭏튼 살다보니

돈도 필요하고 벌어야하고 죽을 때까지 모아야 하는 데

나는 이 쓰잘데없는 짓거리에 바뻐서리

그냥 대충 무작정 살기로 결심했다. 별 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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