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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4

는개비 아침..


BY kim5907 2008-05-26

이른 아침 상치밭 지나

작은  시냇가를 끼고 걷는다

숨가쁘던 날들을 뒤로한 숲 

화려했던 날들을 잔설처럼 떨구곤

어둑한 침묵으로 숨고르는 숲길

는개비 내려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제가 쌓이지 않은 길들이 어디 있으랴

퇴색한 꽃잎 잔 바람에도 뒤척인다

아마도 버리지 못하는 미련의 빛깔이

너와 같으리..

 

누리장나무 스치는 바람

꽃 떨군 덜꿩나무 가지를 기웃거리며

너..누구니??

절정의 날들을 훌훌 벗어던진 나무들

내몸을 칭칭 감고있는 이 끈끈한 추억을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사랑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고..

 

등줄기에 땀 흐르고 숨은 가쁘다

문득 멈춰 하늘 보니 ..

는개비 뿌옇게 나려 내 뺨을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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