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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BY 2008-02-14

그날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물결이 물결을 불러
그대에게 먼저 가 닿았습니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듯 물결과 물결이 만나
한 세상 열어 보일 듯 했습니다

연한 세월을 흩어 날리는 파랑의 길을 따라
그대에게 건너갈 때 그대는 흔들렸던가요
그 물결 무늬를 가슴에 새겨 두었던가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강물은 잠시 멈추어져 제 몸을 열어 보였습니다

그대 역시 그처럼 열리리라 생각한 걸까요

공연히 들떠서 그대 마음 쪽으로 철벅거렸지만
어째서 수심은 몸으로만 겪는 걸까요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이 삶의 대안이 그대라 생각했던 마음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없는 돌다리를
두들기며 건너던 나의 물수제비
그대에게 닿지 못하고 쉽게 가라앉았지요

그 위로 세월이 흘렀구요
물결과 물결이 만나듯 우리는 흔들렸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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