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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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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BY 박진 2007-10-18

그늘

 

파란 하늘이 시샘 하던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날이면

아이들의 쉼 없는 함성이

무지개로 흩어지던 교정 위로

살며시 내려앉은 그늘은

엄마의 보드라운 손수건 되어

나의 땀을 닦아 주었다.

 

 

열병 같던 열 아홉 시절엔

안개보다 뿌연 해거름 그늘은

야간자율학습시간

주체할 수 없던 감정의 무게를

묵묵히 덜어 주었다.

단짝처럼 붙어 다니던 가방처럼.

 

 

힘 없는 한 조각 바람에도

조금씩 스러져가는

나의 그림자 위에

흐린 표정으로 다가온 그늘은

그래도 살아 있다.

오래된 앨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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