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사내아이처럼 걸어오는 가을입니다.
오늘은 가을장마
처음 오는 비에
비맞고 있는 꽃들이
앉은뱅이처럼
철퍼덕 피었군요.
기둥에 기대어 꽃이마 열 오른 감기처럼
쿨럭 쿨럭 연기나는 초저녁에
아직 푸른 땡감이
그만 툭 떨어지네요.
저도 모르게 그 소리를 봤어요.
가을이 걸어오는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