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사는 세상에서
글 : 채은선
하루만 더
저 사는 세상에서 울게 해 주십시요
울먹이며 가슴 속으로 흐르는 슬픔
한마디 말못하고 젖은 창호지 처럼
잦아드는 몇날 가슴 한쪽이 찢어져
피가 흐르는지 움켜쥔채 꺼이꺼이
울고만 있습니다
개나리 꽃피는 봄언덕 처럼 보랏빛 여울
아지랑이 나풀나풀 등성이를 넘어갈 때
남겨진 시간은 피눈물 뿐이라는 것을
몰랐겠지요
검은 제복을 입은 그가 말했지요
이제 가야 한다고 당신의 시간은 여기까지
하루만 더
저 사는 세상에서 외롭게 해 주십시요
사랑도 외로움도 고독도 그 많은 질타도
괴로움 뿐이라고 말해 왔던 제 시간들에
그래도 미련 때문에 나팔꽃 같은 눈인사를
할 수 있도록.....
조여드는 가슴을 풀어 헤치고
마지막 이별은 평안으로 안녕을
고하게 해주십시요
푸른 꿈으로 두고 가는 세월아!
아무리 즐거워도 나를 부르지 마오
행복으로 포장된 위선의 길로 빠져 갈때
이미 몸에 맞게 길들여진 훈련된 진돗개 처럼....
그 굴레를 벗어 날 때는 살점을
찍어내는 진통이 회한의 눈물로
이 하루를 벗어나는 길목이
통공의 숲이 된다
천상의 사랑/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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