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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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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BY 초련 2006-09-17

 

 

흙 묻은 옷자락 툭툭 털어 내곤 앞마당 평상에 걸터앉아
들고 나온 밥 사발에 막걸리한잔을 쭈룩 따른다
건더기라도 건져 올리듯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들고
단순에 쭈룩 들이킨다  급히 마신 탓인가
커 억 ~ 토해내듯 트림을 크게 해내고 긴 한숨을 토해낸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 젓가락 장단이라도 두드리듯
흥얼흥얼 콧노래가 황량한 들판을 가로질러 흩어진다
먼 산 저편에 붉게 물든 구름이 하늘은 온통 물들여
슬피 울어대던 산새조차 눈앞을 날아 사라진 하늘에
붉은 노을 같은 사랑이  그리움으로 뿌렸다 


 
사발을 들어올리던 손가락의 굵은 마디 손 등위 검버섯이
꺼멓게 들어앉은 손톱아래 낀 흙 때가
말을 하고있다 이것들아 잘 있기는 한 거냐
깔고 앉은 눌러진 답배 갑에서 꺼낸 피다만 꽁초에
불지펴 피워 물곤 중얼중얼

 

저만치 내다보는 큰길에 흙바람도 잃지 안는데
흔적 없이 사라져 가는 버스 꽁무니를 야속히 바라보며
기다림에 가는 목 길 게 늘어뜨리고 하염없이 내다보던
허리춤에 얹은 손 풀어 내리고 휘적휘적 들어선 마루턱에
귀찮은 듯 이리저리 벗어 던진 때묻은 고무신

 

저 홀로 돌아다니던 누렁이가 어느 사이에 발아래 
벌렁 드러누워 허연 배를 드러내어 살랑거릴 때
그래그래 니가 효자다 누렁이가 효자라던 늙은 노부의 혼잣말
걸쭉하니 막걸리 흐르는 아직도 소리가 들리는데
주인 잃은  빛 바랜 고무신만 남겨졌구나
댓돌의 하얀 고무신 흙 자욱이 아직도 선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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