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 향기
詩/다슬기
내가 날마다 달리는 길
그 곁에서 숨 가픈 나를 위로하는 꽃향기
찔레, 아카시아, 밤꽃, 이젠 장미.
모두가 가시를 지녔다.
향기가 나를 찌른 줄 알았는데
가시가 나를 찔렀다.
가을까지 찌를 밤의 껍질이여
나의 지은 죄를 향해 찌르는 가시
내 가슴은 피가 흐르고..
이토록 아름다운 나무에 왜 가시가 있을까
가시 많은 나무에 이렇게 아름다운 향기가 피었을까
시들지 않고 피어나는 가시여
가시에서 나는 향기
너는 나를 향한 복수
나의 원죄를 향한 비수
사랑했던 당신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죄
나, 가시를 평생 사랑하리
당신을 잊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