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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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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으려면 놓아라


BY 까만밤 2005-11-16

잡으려면 놓아라

채우려면 비워라

그리고

얻고자 하면 버려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지금껏 모르고 살아 왔는데

어느날 문득

그 의미를

아니 그 의미의 그림자를 보았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

달아나면 달아날 수록

기를 쓰고 다가오는 욕망

 

공이기에 색이고

색이기에 공일수 밖에 없다는

불가의 가르침을 차치하고라도

우리는 늘

그 진리 속에서 살아 왔음이니

 

물이 가득찬 항아리엔

더 붓고자 해도 더 부을 수가 없고

채우고자 한다면 반드시 비워야 함을

우리는 그냥 알고 있는 것이다

 

진실로

더 큰 것을 얻고자 한다면

알고 있는 허망한 지식의 껍데기를

훌훌 벗어 던져야 한다는 것 또한

매 한가지니라

 

물이 큰 바다에 이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노자가 알려 줘서

아는 것도 아니다

 

내가 스스로 허리를 굽히면

남도 나를 따른다는

그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이 어디 있으랴

 

햇빛이 강할수록

소나무의 그늘은 더욱 짙고

빨간색 자석은

파란색 자석이 아니면

도무지 관심이 없다

 

하여, 우리는

우리가 이세상에 태어나 이유없이 울고 있을 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웃고 있었듯

오래지 않아 우리가 다시 이 땅을 떠날 때에는

주변의 울음에 미소로 답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