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풀어도 풀어도
요술단지처럼 주르륵
사골국을 이틀 끓인 엄마
남편이 좋아하시는
얼가리김치
아버님이 좋아하는
무채
내가 좋아하는
시금치
손주가 좋아하는
사골국을 두 통이나
담아주시네
나는 어떡하라구
빈 마음에 미안한 마음
눈을 흘기면
해줄 때 갖고 가라고
등떠미는 엄마의 손은
꾸덕하시다.
사랑이 웃음
근면과 겸손의 손
엄마를 뵈면
왜그리 먹먹하고
마음 한구석이 아린지
나도 우리아이들에게
그리 못하는데
엄마는 철인도 아니면서
자식사랑이 넘쳐
당신 몸은 온데간데 없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