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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길


BY 융화 2005-08-04

 - 바람 길 -

 

 

 

    바람이 손 짓을 한다

    창을 열라고 성화를 부린다

    어서 얼굴을 보이라고 속삭인다.

 

 

     창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더니

     반가운지

     온 얼굴을 만지며 아는체를 한다.

 

    

     지나는 길이라 한다

     아, 바람도 가는 길이 있었나 보다

     저 넓은 바다의 바닷물도 가는 길이 있듯이...

     드 넓은 하늘가의 구름이 떠 가는 길이 있듯이...

 

 

      내 길은 여기였던가

      그 분만이 아시는...

      혼자서 수풀속 헤치며 가야만 할

      내 눈에만 안 보이는.

 

       그 분이 먼저 가시며 만들어 준 길이였을까

       바람 길, 물 길을 태초로부터 만들어 주었듯이...

 

 

       이제야 고개마루 올라섰는데

       앞 만 보며 열심히 가야지

       이미 닦여진 길이라면

       옆으로 눈길도 주지 말고 가야지

       넘어지지 않게.

 

 

       바람아!

       이 다음일랑 창밖으로 지나는 길 말고

       태고적부터 간직한 사연을 앞 세워

       내 가슴으로 길을 내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