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전
언제나 아버지의 부시럭거림은
태양보다 더 큰 빛의 파장을 내셨다
새벽 바람에 푸석한 혈관에 피가돌고,
찬이슬로 몸을 씻으시던 들풀이셨다
무에그리 바쁘신지
곡괭이처럼, 소처럼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에
청춘을 묻고,갈고, 뿌리고
평생 죽어라 일만하던 몸
힘들다 아프다 말 못하고
한숨과 헛기침으로 보낸세월60년
장승같은 표정으로 밤이된 얼굴엔
별들이 파도친다
피멍든 파란 별들이
관절은 시들고,
하나둘 빠져나간 이 처럼,자식새끼 내보내고
노을빛으로 초연해진 눈동자엔 물이 마른다
구멍 숭숭 뚫린 고목에, 내리는 흰서리마져 아프다
땅으로 꺼져가는 굽은 허리가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