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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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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단단한 무늬


BY 박명옥 2005-05-04

 


단단한 무늬 /박명옥


갈매기 몇 마리 열을 지어 앉아 있습니다

겨울의 회색장막을 몰래 걷어내고
개나리 가지 끝에 몸을 숨기던 봄볕 따라
머무적거리던 시간에 주파수가
여리듯 하면서도
매화 바람 같던 장엄함마저
노을에 고이고이 묻게 하더니

 

가물어
푸석거리기만 하는
당신 얼굴이 움직일 때마다,
물결치는 물새 몇 마리
뭉클해지는 내 가슴팍을 후비고
날아듭니다.

 

뜰 안 오동나무는
아직도 나막신 한 켤레 만들 수 있는
재목도 되지 못하였는데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