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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5

유쾌한 대화.


BY 정세은 2005-03-23

주인이 이미 다 뽑아갈 데로 뽑아간

배추밭에서

못생기기 두 하고 작기도 하고

도무지 값이 안나가는 배추를 골라왔습니다.

옆에

독야청청 대파도 푸르게 얼어

누구의 손길 두 포기한 것 같아

뿌리는 부러지고

몸뚱이만 대충 뽑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된장에 푸른 파 넣고, 배추 숭숭 넣어

딸내미와 함께 먹습니다.

엄마가 좋아?

밥이 좋아?

나는 당연하다듯이

딴지 걸듯이 묻습니다.

둘 다아 좋아!

엄마는 얼만큼 좋아?

아는 만큼!

밥은?

먹는 만큼!

 

서걱대는 푸른 배추가

먹는 만큼 좋다고 합니다.

유쾌한 대화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