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이미 다 뽑아갈 데로 뽑아간
배추밭에서
못생기기 두 하고 작기도 하고
도무지 값이 안나가는 배추를 골라왔습니다.
옆에
독야청청 대파도 푸르게 얼어
누구의 손길 두 포기한 것 같아
뿌리는 부러지고
몸뚱이만 대충 뽑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된장에 푸른 파 넣고, 배추 숭숭 넣어
딸내미와 함께 먹습니다.
엄마가 좋아?
밥이 좋아?
나는 당연하다듯이
딴지 걸듯이 묻습니다.
둘 다아 좋아!
엄마는 얼만큼 좋아?
아는 만큼!
밥은?
먹는 만큼!
서걱대는 푸른 배추가
먹는 만큼 좋다고 합니다.
유쾌한 대화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