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64

푸른색은 초록이 아니었다.


BY 정세은 2005-03-17

꼭 초록으로 내 젊음을 칠하고 싶지는 않았다.

흰색의 내 바탕  가장 끝, 그  자리엔  이미 푸른 점으로  시작된

고향이 버티고 끝내 속내를 열어주지 않을 것 인데.

하루가  다아 소용 된  탐험이 무리없이 시작된다.

구부정하게 휘돌아 나가는 시냇가에  생각하는 물고기가

들통난 햇빛에 화들짝  놀란 척 하긴.

괜히 해본다. 천연덕 스럽다.

그래도 말이다.

나는 초록이라는 푸름을 그리워 할 것이다.

푸른 인간이 된다. 가끔 그런 꿈을 가진날은  푸른 실개천에

풍덩 빠져 푸른발을 닦는다. 옆에 여린 호박잎색 수건을 놓고.

왜 그랬을까...

누군가의 발도  그 땐 보고 싶다. 물결이 잠시 쉬고 멈춘 순간.

푸른색은 한가지가 아니었다. 온통 몇 백가지의  색으로 감춰놓고

나에게 겨우 들켰다. 난 이미 늙은 시래기 같은 껍데기로

발효되었다. 그래서 초록이 멀어진 날이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