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 일급.
혼자 사셔서 장애인 수급자가 되신 것이
작년입니다.
그래도
눈 뜬 나보다도
김치도 잘 담그시고.
된장찌게도 나보다 더 훨 구수하게 끓여내시는 솜씨에
먹을 때마다 성공인을 앞에두고 송구합니다 , 송구합니다.
어린 눈에 열병에 감염되어
꼼짝없이 앞에 모두 있는 희망부터 끝자락의 기대까지
손 끝으로 더듬어 온 세월이 이젠 더디 흐르는 강이 되어
이모집 산개울로 시작하여 지금은 비록 얼은 강이라도
알고 계실 겁니다. 소리로 흐르는 강이라는 것을.
조카가 어려운데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데...
내사 너에게 오히려 부탁하는 게 왜이리 창피하냐...
이모는 한 번 애기한 것 같지만.
난 아예 외웠습니다.
어떤때는 내 삶이
이모처럼 앞이 절단 된 어두움으로 시작 된 삶이 아니길
심각한 기억의 힘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걸...
그 기억의 힘이 이모의 손 더듬이로 생성되고.
그렇게 사는 힘을
오히려 얻어가고
식으면 도로 지펴대고
잊어버려지면
이모 손 더듬이로 느껴지는 체온이
날 살게 했습니다.
비록 내 얼굴을 모르시더라도
이모의 손 더듬이 만큼
건망증없이 굳게 새겨질 그 약속을
나두 이모네 집 옆에
기억의 힘으로
먹고사는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서로 못 보고, 못 듣고 하는 세월이 가까이 올때면
약속없이 하릴없이 매양 오는 바람 결에
이모 손더듬이 닮은 따뜻한 공기를 만날 것을 확신합니다.
꼭 그럴것입니다.
오히려 나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말보다 더 묵직하게 그득하게 전달되는 이모의 안부가 우리집 날아오는 이름모를 새부터, 한 자락의 바람 결에두, 얼결에 듣고 살아가는 힘이 누적되어 이젠 내 밷는 말이 아닌 무엇으로 표시한 사람의 말로도 다 아실까...
나두 이모처럼 눈 감고 내방에 . 주방에. 화장실에 돌아다녀보자... 비록 잠시라도.
결국 이 시로 이모님께 내 마음을 표시합니다. 아무쪼록 못난이 조카를 위해서 기도해주신거.... 차마 다 받아내지 못하는 작은 질그릇같은 조카가 들려 드립니다. 조만간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