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꽃 들이 애타게 손짓해도 돌아 보지 않았습니다
호숫가 백로떼들이 손짓해도 황홀 해 하지 않았습니다
매매울음 소리가 그치고 나즈막히 풀벌레 소리에
가을이 오고 있음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심한 열병으로 귀를 닫고 가슴을 닫아 내 쉴 곳을 찾으려 무든히
애쓰던 지난 여름날 이였습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야 내 자리가 어딘지 어름풋이 기억 합니다
노란 국화 향기가 코끝을 쓰칩니다 .
그해 가을 ...
황홀했던 그리움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창넓은 창가에서 마주보고 싶어 했던 그 눈빛에
햇살 맑은날 화사한 웃음도 주고 싶었고
푸른 오월 보리의 생명을 얘기 하고 싶었고
바스락 거리는 낙엽의 얘기도 듣고 싶었고
안개비 내리는 작은 오솔길도 걷고 싶었습니다
긴 세월속에 넘어가는 석양 바라보면서 말없이 손잡고
웃을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고 했었지요 .
이것이 한 낮 꿈 일지라도 기다림은 행복한 나의 오아시스였습니다
이 가을 다시 돌아 보며
늘 함께 하고 싶었던 순간들의 잔상을 얘기 하고 싶어 집니다 .
가을이 주는 이 느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