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입장이 어떨 것 같은지 의견 말씀해 주세요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시와 사진

조회 : 197

빈하늘

BY 미어캣 2004-10-23

겨울은
하늘의 비어 있음으로 시작하고
비어 있는 하늘은
눈이 시리만큼 차가웁다.

삼계 내내 소유했던
그 많던 것들을 떨쳐내기야
쉽지 않을 일임에도
하늘은
때가 되면 그리 잘 비워낸다.

비워진 하늘은
해탈에 이르러 비로소
열반에 오른 노스님의 모습처럼
그렇게 청명하기만 하고

그 하늘을 이고 선
노송은 더한 푸름으로 빛난다.

겨울이 들어 선
하늘은
비움으로 하여 세상 순리를
깨치니

많이 가지고 난 뒤에는
욕심 없이
한껏 버릴 일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