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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72

아이


BY 플라타너스 2004-09-20

지쳐 쓰러져 누운 아이의 이마위에

까칠한 손 하나 잠시 머물다

한 낮의 텅 빈 적막처럼

그렇게 시간이 지나 갑니다

아이는 잠결인데

살풋 미소가

아이의 가무잡잡한 얼굴에

나비처럼 팔랑이다 사라집니다

 

그렇게 떠나 가

산맥을 따라 뻗어나간 산허리허리모양

시간의 산줄기를 타고

쏜살같이 내달아서

어느 사이 아이의 잠든 머리 맡에

깊이 앉아

누군가 짚어내려 간 그 시간을 따라

어른이 된 아이

가만 이마 위에 손그늘을 만들다

도로 내려 놓고

자신의 이마위에 얹힌

따스한 온기를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