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쓰러져 누운 아이의 이마위에
까칠한 손 하나 잠시 머물다
한 낮의 텅 빈 적막처럼
그렇게 시간이 지나 갑니다
아이는 잠결인데
살풋 미소가
아이의 가무잡잡한 얼굴에
나비처럼 팔랑이다 사라집니다
그렇게 떠나 가
산맥을 따라 뻗어나간 산허리허리모양
시간의 산줄기를 타고
쏜살같이 내달아서
어느 사이 아이의 잠든 머리 맡에
깊이 앉아
누군가 짚어내려 간 그 시간을 따라
어른이 된 아이
가만 이마 위에 손그늘을 만들다
도로 내려 놓고
자신의 이마위에 얹힌
따스한 온기를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