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처럼 새하얀 목련꽃을 보았지.
내 어둔 거리에
하얀 달처럼 휘엉청 걸리어
허물어 지려는
내 잔영의 그림자 위로
눈처럼 고이 쌓이던 목련꽃!
이른 아침 창가에
뽀오얀 속살과
미끈하고 탐스런 네 둥근 잎사귀!
동터오는 여명조차 머뭇 거렸을까.
네 순백함과
네 청아함에
새벽 이슬마저
소리없이 내려 앉고 말았구나.
한점 바람에 조차
우수수...
낙엽되어 떨어지는 너를 보며,
동동...구르는 발밑으로
행여나 너를 밝을까
안타까움에 그저 조바심만 가득.
그토록 갈구하던 내 젊음마저
제 걸음에 묻어버려
너 마저 계절앞에 앞세우고 말았으니,
되돌아 온 겨울마저
휑~ 하니 ...
여린 문풍지만
잡아 흔들고 있구나.